“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있어?” 널디나 (nerdina), [who’s ur crush?]

 

ALBUM[who's ur crush?]

 

널디나 (nerdina)
1곡

1 곡 제목 정보 페이지
TITLE who's ur crush? (Feat. Godiva)

 

2022년 가을.
대학교 3학년이었던 당시, 인스타그램에 ‘NGL 익명질문’이라는 앱이 유행했었다.

학교에서 유명했던 Jenny는 (당연히) 당시 유행을 따랐고 수많은 익명의 알파메일들의 낯 간지러운 질문들이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공유됐다.

‘뭘 먹어서 그렇게 예쁘냐’, ‘어디서 자주 볼 수 있냐’는 식의 (익명) 질문들이었다.

어찌 그런 말들이 망설임 없이 나오는지 (아무리 익명이라도) 부러웠다.

새벽에 그녀의 스토리를 훔쳐보던 도중, 나도 질세라 뭐라도 물어보자 맘을 먹었다.

어플에서 랜덤으로 제공하는 예시질문 중, 유일하게 영어로 된 질문이 있었는데 설정을 잘못했는지, 아니면 미처 개발자가 수정하지 못한 오류인지 (현재는 나타나지 않는다)

“who’s ur crush?”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라는 질문이 나타났다.

내가 평소 쓰고 있는 수많은 가면들을 겹겹이 써야만,
크나큰 용기를 가져야만 현실세계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

큰맘을 먹고, 익명의 질문을 던졌지만 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공유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실망감과 열등감으로 가득했던 다음 날.

친구들은 모두 (재미없는) 공놀이를 하러간다고 하길래 혼자 술을 마시러 장르불문, 신청곡들을 다 틀어주는 허름한 단골 펍에 갔다.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이 꽤나 북적였다.

입구와 가까운, 카운터 근처 바 테이블.
기본으로 제공 되는 안주와 300cc 잔에 담긴 맥주를 홀짝이며 혼자 앉아있는 Jenny.

지직거리는 싸구려 앰프에선 그녀가 신청한 검정치마의 ‘빨간 나를’이 흘러나왔다.

그 노래는 내게 야릇한 용기를 불러일으켰고, 여유 가득한척 행동하게 만들었다.

생전 한 번도 떨어보지 못한 너스레를 떨며

그녀와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다.

내 의도를 자연스럽게 들킬 수 있도록.

지독하고, 또 추잡스럽게.

(Artwork Designed By JunHyuck)

SPECIAL‘who’s ur crush?‘ 작업기
‘who’s ur crush?‘ 작업기
(프로듀서 SiD와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2023년도 새해 목표는 스스로 작사, 작곡, 편곡, 믹스, 마스터링까지 혼자 다 해보는 것이었다.

1월 한 달간 프로듀서 지인에게 온라인으로 레슨을 받으며 매주 비트를 2개씩 만들곤 했는데, 메모장에 적어뒀던 ‘who’s ur crush?‘라는 문장을 보곤 멜로디가 떠올라, 당장 악기를 고르고 곡의 뼈대를 만들며 하루 만에 가사를 완성했다. (정말 금방 나왔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누구니?”

백설공주에 악역으로 등장하는 왕비가 거울에게 ‘거울아, 거울아’ 말 하듯 ‘who’s ur crush?‘라는 라인은 내게 꽤나 중독적이고 치명적이게 느껴졌다.

혼자 모든걸 해결해보려고 하던 도중, G CITY! (You & Me)의 비트를 만들어줬던 SiD형에게 자문을 구해 기존에 생각했던 편곡의 방향과 악기, 컨셉을 전달했다.

악기는 최대한 미니멀 하고, 로파이하며,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흥얼거리면 좋겠다고.

오래 걸리지 않아, 기존 편곡을 바탕으로 SiD의 편곡이 완성됐고 당장 다가올 2월-3월 즈음에 발매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웬걸, SiD의 장비 교체 과정 속 재편곡한 버전의 프로젝트가 날아간 것.

더군다나, 경북문화재단의 지원사업 선정으로 ‘IN MY DREAMS!’ 디지털 싱글 제작과, 뮤직비디오 기획, 학업, 아르바이트 등 인디뮤지션이 그렇듯 1인 회사를 운영한다는 마음으로 여러 일들을 해 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았다.

똑같이 금방 다시 만들 수야 있었지만 뮤콘 2023 쇼케이스 뮤지션 선정, SBSm 우리음악인축제 출연 등, 너무 영광스런 기회들이 찾아왔고 경주와 서울을 오가며 세션/댄서들과의 협업이 우선시 됐기에 자연스럽게 해당 작업이 미뤄졌다.

(Godiva, 5ING, Duffy, SiD, 이해성, 박유찬 그리고 Boogie Woogie Pop)

폭풍 같은 2023년을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올해 2월, 내 20대와 음악적 자아의 뿌리가 생겼던 경주를 떠나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는 않았지만, 사실 새로운 직장을 다니고,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아 정신없는 햇병아리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이러한 격변의, 고통의 시기는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내 자신과 오래전 했던 약속을 지키고픈 열의를 더욱 불태우게 만들었다.

곡의 뼈대를 만들었던 2023년의 2월에서 1년 뒤인 2024년 2월, 프로듀서 SiD와 오랜 친구이자 동료, 피쳐링 아티스트 Godiva의 도움으로 드디어 곡이 준비됐다.

(유일사운드웍스, 박문수 감독님)

(유일사운드웍스, 경비견 열무)

곡의 믹스는 유일사운드웍스 박문수 감독님이, 마스터링은 이준용 감독님이 맡아주셨다.

태어나서 처음, 발매 될 곡을 스튜디오 환경에서 들어본 것으로도 내겐 큰 공부인데 이 곳에서 내 곡의 믹스와 마스터링 작업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곡이 발매될 때 까지, 작업은 끝난 게 아니라며 아티스트, 프로듀서 모두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시고 반영해주신 유일사운드웍스 박문수, 이준용 감독님과 스튜디오 지킴이 열무, 그리고 언제나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디템포 스승님과 백승권 선생님께 감사를 전한다.

(뮤직비디오 촬영)

새로운 일터의 환경 상, 개인일정이나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뮤직비디오 촬영은 더욱 더 간결하고 미니멀 할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오히려 좋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맥북에 내장 된 카메라로만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싶었다. 원하는 장면이 너무 명확했는데, 동료이자 친구들 덕분에 작품이 완성됐다.

뮤직비디오를 찍는 모든 순간 중 제일 행복했다. 다함께 음악에 맞춰 춤추고, 소품으로 비치 된 기타와 카혼으로 잼도 하고, 웃고 떠드는. 내가 너무나 바라는 순간이었다.

(직접 만든 콘티)

(With Godiva)

곡의 정체성이 완벽히 갖춰지기 전 부터, 이 곡은 팝핀 댄서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뮤직비디오 촬영 일주일 전, 자정이 다 된 시간 여러 상상을 하던 도중 경주에서 인연을 맺은 울산 출신 팝핀 댄서 Boogie Woogie Pop 형이 생각나서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뮤직비디오에 꼭 나와 줬음 한다고 부탁했는데 정말 단 한 번에 와 주겠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

가끔은 어떤 프로젝트가 임박했을 때, 정말 아주 중요한 영감이 선물같이 찾아와주곤 한다.

(With Duffy)

(With 5ING)

오랜 시간, 부족한 아티스트와 함께 해주는 동료 뮤지션이자 친구들 Godiva, 기타리스트 5ING, Duffy, 베이시스트 해성이. 멋진 곡 함께 해준 SiD, 한 걸음에 울산에서 달려와 준 팝핀 댄서 Boogie Woogie Pop, 조명과 조연출, 케어 등 항상 내 곁에서 도와주는 유찬이. 유일사운드웍스 박문수, 이준용 감독님. 든든한 멘토 디템포 & 백승권 선생님.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노래 들어주시는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ARTIST’S NOTE:
The following is a work of fiction.
Any resemblance to persons living or dead is purely coincidental.

- 아티스트의 말:
이 작품은 허구입니다. 살아있거나 죽은 누군가와 유사점이 보이더라도 우연의 일치입니다.

 

널디나 (nerdina) [who's ur crush?] 발매 이벤트

널디나 (nerdina) 의 [who's ur crush?] 앨범을 듣고,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선물을 드립니다.

응모기간
2024.05.07~2024.05.21
당첨발표
2024.05.28
선물
스타벅스 1만원권 기프트 카드 5명